0. 조기 승진
연중에 이동했던 팀이라 기존 멤버들에게 승진 한참 밀리겠거니 마음을 놓고 있었다.
직급자에게 어필해주는 선배, 확실하게 끌어주는 리더
내 노력도 있었지만, 그 상황에 운 좋게 내가 했던 과제가 여러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승진도 했고, 고과도 역대급으로 잘받았고, 특별 보상도 받았다.
‘저 이것도 해보고싶고, 저것도 더 해보고 싶어요. 잘할수 있어요’
라고 어필 하고 해결해 나갔던 적극적인 모습을 좋게 봐줬을 거 같다.
회사를 다니면서 노력을 안해본 적은 없었지만,
Cloud 쪽 업무는 재밌어서
강의도 듣고, ‘회사 일’ 보다 더 많이 집에서 공부 했다.
그래서 k8s는 업무랑 관련 없는 부분도 빠삭하게 잘 알고 있긴 했다.
1. 꿈에 그리던 이직
입사 이래로 기술적으로 배울 점 있는 선배,
기술적으로 깊은 논의가 가능한 동료들
이런 조직까지 이동하는 과정은 정말 순탄치 않았으나 (비공식 파견 1년,,,)
우리회사에도 이런 조직이 있었구나,,,
정말 회사가 재밌었다.
제품을 주도적으로 만들고,
UX를 고민하고, 소개하고
작은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기분이 었다.
하지만, 조직 개편 이후
멘토 처럼 생각했던 리더의 조직 변경
갈 곳 잃은 방향
‘아직은 drive를 해줄 사람 밑에서 성장해보고싶은데’
이직을 결심하고 서류를 몇개 제출했다.
혹시 뭐 안되더라도 어쩔수 없지라는 생각으로
사실 입사 이래로
괜찮은 회사들에 여러번 지원했었다.
기술 지향인 회사는 면접에서 난이도가 다르다.
그런 면접을 경험하면서
어떤 부분이 부족했는지 채워나갈수 있었고,
탈락 연락에도 제법 초연해진 상황이었다.
엇?
근데 이번엔 첫번째 낸 회사에서 합격했다 ;;
2. 방콕 여행
출산을 계획하면서 그 간 못갔던 해외 여행을 계획했다.
계획적인 아내의 고생 끝에
나는 정말 즐거웠던 방콕, 푸켓 7박 8일간 여행을 다녀왔다.
방콕은 유흥이 즐비한 도시라서 솔직히 다시 가고 싶진 않았다.
대낮에 식사와 가벼운 맥주 먹고싶어서 들어갔던곳이 이상한 술집이었다
푸켓은 숙소도 좋았고 모든게 완벽했다.
조식도 정말 맛있었고, 수영장에서 비싼 술도 시켜먹어봤다.
과일도 정말 맛있었다.
과일을 판매하던 소년은 2개 국어를 할줄 알았는지 러시아어, 영어를 써서 망고를 그렇게 잘 팔더라 (크게 될 친구야...ㅎ)
난생 처음으로 코끼리도 만져봤다. ㅎㅎ
타는게 아니라 코끼리를 먹여주고 씻겨주는 체험이라 더 즐거웠다.
그렇게 여행을 즐기던 중
- 가고싶어도 엄두도 못내던 미국 본사의 한국 스타트업에서 오퍼
- 지원했던 두개 회사에서의 서류 합격 소식
여행도 상황도 모든게 완벽했다.
코딩테스트는 귀국 다음날로 잡았다.
붙을까 싶었지만 귀국 다음날이나 그 다음주나 큰 차이가 없을꺼 같았다.
해외에 있느라 코딩테스트 링크도 30분 전에 인사팀 번호 알아내서
겨우 받았다 ㅋㅋ,, 솔직한 마음 비우고 시험봤다..
에이 뭐 붙을수도있고,,, 안됨 뭐 말지 뭐
3. 임신
우리에게 축복이 찾아왔다.
주말 헬스장에서 운동하던 중 아내가 갑자기 찾아왔다.
‘응? 여길 찾아올 친구가 아닌데…’
울고 있었다. 임신이었다.
바로 근처 산부인과로 가서 검사를 받아봤다.
혼자 얼마나 놀랐을까
지금 상상해보면 그 모습이 귀엽지만 그땐 나도 철렁했다.
4. 그룹 연수
경력사원에게 무슨 그룹연수냐?
취지는 신입과 경력을 차별하지 않겠다..
무려 3주동안 받았다.
+ 박사 졸업하는 친구들이랑 같이 연수를 받았다.
임산부인 아내를 홀로 두고 떠나기 정말 미안했고,
신입 연수 시절 과제가 떠올라서 가고 싶지 않았다.
멋지고 가까워지고 싶었던 동료들이 많았다.
연수를 마치고 1-2달 정도는 만났는데,,
참 아쉽게도 이제는 소식이 잠잠해졌다.
마지막 한주는 정말 하루하루가 아쉬웠던것 같았다.
몇일 크게 여운이 남았었는데 .. ㅎ
이젠 다시 모이긴 어려울꺼같다.
5. 해커톤
사내에서 해커톤을 했다.
Gemini를 사용해서 하루만에 서비스를 배포하고 발표하는 자리였다.
주제를 능동형 음성 AI Agent를 잡았고, 업무와 연관된 주제였다.
결과는 1등이었다.
올해는 상만 2번 받았고, 입사하자마자 상을 받아서 기분이 제법 좋았다.
역시 난 뭘해도 되나? 라는 자신감도 생겼다.
여기선 참 반성할 점이 있었다.
얼레벌레 알아서 챙기겠지라는 마음으로 내 의사를 명확히 하지 못했고, 공로를 뺐겼다.
더 명확하게 "이건 제 기획이니, 리더는 제가 할게요"
라고 내 의사를 말할 필요가 있었다.
'눈살 찌푸려질 상황이 벌어질 꺼 같아서'
'그냥 결과가 좋으면 되겠지'
라는 돌이켜보면 참 미련한 생각을 했다.
(이 전 회사에서는 후배들은 선배 먼저, 선배들이 후배들 밀어주어는,
이런 미덕이 있어서 가만히 있기도 했다..)
모두가 나를 좋아해줬으면 하는 강박 관념을 버려야하고,
그렇다고 너무 고집스러운 사람이 되어서도 안된다.
속 앓이 할 상황 만들지는 말자
6. 육아, 새로운 회사에서의 적응.
11월 27일
나의 태양이 태어났다.
80일이 지난 지금 이시점에도 아직 믿기지 않는다.
근데 이제 제법 날 보고 웃어주고, 옹알이도 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 예쁘다.
내가 더 열심히 살아서, 더 나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다.
가정, 회사
인생에서의 큰 변화를 한번에 맞이하니 혼란도 컷다.
새로운 회사는 내가 기존에 했던 업무가 아닌 완전한 새로운 업무였다.
ML Engineering ..
평생 들어도 못본 비즈니스 단어들
비슷한 업무를 하게될줄 알았는데,,
완전히 다른 업무를 하게 되었고, 경력직이다 보니 스스로 찾고, 배워 나가야했다.
미션을 받아 해결하는 방식에 익숙했던 나는 꽤 오랜시간 길을 잃었던 것 같다.
약 7개월이 지난 지금,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 한거 같고,
내가 무엇을 해야될지도 알꺼 같다.
아내의 육아를 덜어주고 싶다는 욕심.
완전한 새로운 분야에서 기존처럼 잘하고 싶다는 욕심.
두 욕심이 겹쳐 제법 오랜시간 스트레스를 받았다.
다행이 아내가 편하게 일하고 오라고 이야기를 해주었고,
아내의 노력끝에 아이의 수면 패턴도 제법 일정하게 맞춰졌다.
아내가 육아휴직을 복귀하기 전까지
시간을 유의미하게 잘 써서, 업무를 관리 영역까지 끌어올릴거다.
7. 그 외
26년도 2월부터는 새로운 스터디를 시작했다
LLM에 대해서 배워가는 시간인데,
한국 + 해외에 있는 한국인 개발자들과 함께한다.
정상에 위치에서도 끊임없이 노력하는 열정적인 에너지를 받고 싶어서 스터디를 신청했다.
뒤늦은 다사다난했던 25년도 회고지만,
한국의 진짜 새해는 설이 아닌가?

https://www.integer.blog/2020/
체대 출신 개발자의 2020년 회고
체육을 전공하고 29살에 개발 공부를 시작한 개발자의 2020년 연말 회고. 롤모델 개발자분들과 만나고, 토스 페이먼츠 서버 개발자로 이직하고, 개발자 취업 강의를 만들고, 첫 딸을 낳고, 공황장
www.integer.blog
님의 글을 작년 말 쯤 우연히 접했다.
기록에서 성장 과정이 보였고, 필력도 좋아 너무 재밌게 읽었다.
그래서 나도 25년 만큼은 꼭 기록하고 싶었고,
회고하다 보니 다양한 일들이 있었다.
26년도에는
업무를 관리 영역으로,
일을 너무 벌리지 말고,
하루 하루를 충실하게 살아보자.
26년도 회고에는 어떤 일들이 적힐지 기대된다.